2012. 10. 28. 17:12ㆍMTB/제주 MTB 코스
제주의 단풍은 좀 특별하다.
오색계곡을 수놓는 설악산의 그 울긋 불긋한 색조와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한라산이 주는 장엄함이 있다. 은근히 불타오르는 매력...
불행히 육지 사람들도 그것을 알고 있기에 11월의 한라산은 평일이건, 휴일이건 전국의 어느 산과 마찬가지로 인산인해다. 그래서 제주의 두바퀴족들은 더욱 더 신이 난다.
세상 사람들은 절대 보지 못할 절경을 혼자 볼수 있는 특권이 있기에.. ㅎㅎ
한라산으로 오르는 1100 도로를 타고 간다는 것은 사실 좀 부담스럽다. 차들이 좀처럼 자전거를 이뻐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제주시에서 부터 농로를 타고 오른다.
민오름 입구에서 오라 CC를 지나는 길은 갈대숲과 한적한 농로로 이뤄져서 워밍업으로도 제격이다.
마치 녹차밭을 연상시키는 땅콩밭을 가로지르면 다소 가파른 경사의 자갈밭이 기다린다.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게 만드는 경사도 경사지만, 제주의 임로에있는 자갈과 짱돌 들은 육지와는 달리 좀 크다. 그래서 체중을 적적히 분배하지 않으면 앞바퀴는 방향성을 잃고 뒷바퀴는 헛돌기 일수다.
오프로드의 맛에 흠뻑 취하면서 한 고개 한 고개를 넘다보면 이내 1100 도로와 합쳐지면서 '제주 애향공원'에 다다른다.
이 곳 입구엔 참배객들을 위해서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영업하는 조그만 휴식처를 볼수 있다.
우리의 당골메뉴는 한라산 정기를 그대로 담아 놓은 더덕쥬스!!
단비같은 휴식을 취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하면 이내 어승생 수원지를 가르키는 표지판이 나온다.
'한밝 저수지'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거대한 저수지인데 물이 귀한 제주도에서는 아주 중요한 치적 사업이라고 한다.
이 곳을 끼고 좁은 도로를 달리다 보면 붉은 빛깔로 물들어가는 숲길에 다다른다.
광령천.
한라산 영실계곡 어디에선가 부터 모아져 내려오는 계곡물은 여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자기 이름을 갖는 천으로 바뀐다. 웬만한 지도에선 이름도 찾아보기 힘든 계곡이다 보니 찾아와주는 이들도 이렇게 도민이 아니고선 1년 내내 보기가 힘들다.
위의 트랙 기록표를 보면 알겠지만 한라산을 왕복하는 길은 업힐과 다운힐의 극명한 조화를 보여준다. 쉬는 시간 빼고 1시간 반 정도를 땀 뻘뻘 흘리며 올라가서는 내려올 땐 평균시속 50여 km의 신나는(?) 라이딩이 20분간 이어진다. 산 속에서 달려 내려오는 다운힐의 느낌과는 비할 것이 아니지만 나름대로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엔 더할나위 없이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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