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2. 14:34ㆍ행복한 문화생활 백서
워커힐 호텔에서 전시회를?
마침 집 가까운 곳에서 좋은 경험을 해볼 수 있기에 바로 신청했죠. 그것도 '빛의 전시회'라는 신기한 경험. 알고보니 이전에 '워커힐 극장-가야금 홀'이라는 추억 속의 공간을 미디어아트를 위한 빛의 시어터로 바꾸고 '클린트'를 테마로 한 같은 종류의 전시회도 열렸었네요. 사실 처음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달리와 가우디'였습니다. 그들의 작품을 현실 공간이 아닌 영상과 음향으로 둘러쌓인 미디어 매체를 통해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카피가 아주 와닿았거든요.
달리, 가우디 누가 이번 주인공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은 달리나 가우디가 아니고 진짜 '빛'이라는 겁니다. 물론 보여지는 영상의 내용은 그들의 작품 세계를 투영하고 있지만 보는 사람은 그들의 예술이 아니라 빔프로젝트를 통해 시현되는 화려한 영상물과 핑크플로이드의 음악에 감탄하고 압도 당합니다. 이게 미디어 아트라는 장르죠.
100여개의 프로젝터와 수십개의 스피커
무대의 앞, 뒤라는 구분도 없이 사방에서 펼쳐지며 쉴 새 없이 장면이 바뀝니다. 그 속에서는 <기억의 지속, 1931> 같은 달리의 유명 작품을 보여주지만, 제게 전달되는 감동은 그가 추구했던 시공간을 넘나드는 초현실주의 또는 환상과 기억의 신비 같은 것이 아니라 잠시도 눈을 못 땔 만큼 화려하고 멋진 영상미입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 창조되어 시간과 공간을 휘집고 눈과 귀를 매료시키는 거대한 '빛의 폭포'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영국 밴드 핑크플로이드의 펑키하면서도 모던 록 적인 배경음악은 찰떡같이 영상의 감동을 배가시켜줍니다. 맞아요, 이것 은 몰입형 예술의 진수이며 상상력의 끝판왕?
한강뷰가 보이는 피자힐
맞습니다. 한강뷰가 다했죠. 해지는 붉은 노을을 뒤로 한 채 유유이 흐르는 한강을 바라보며 먹는데 그 어떤 음식이 맛이 없을 수 있을까요? 아차산 중턱에 자리 잡은 워커힐 부지 중에서도 한강을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이번 모임에 참석한 모두가 행복한 뒤풀이 시간을 가졌습니다. 역시 예논의 뒷담화는 남달라요. 달리와 가우디부터 시작된 우리의 애기는 저 멀리 부산에서의 벙개까지 추진해보자는 당찬 포부를 내놓으며 아쉬운 마무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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