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진의 쇼팽 연습곡, étude 에 빠지다.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노예진 리사이틀 포스터

 

피아노 연습곡 étude, 불어로 에뛰드

19세기 피아노가 귀족층을 넘어서서 부르주와 계층에까지 널리 보급되면서 기타를 제치고 가정용 악기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는 그 시기에 '연습' 하려고 만든 작품이랍니다.
쉽게 말하면 피아노를 치려는 입문자가 보다 숙련된 프로 연주자로 성장하기 위해 더 빠르고 강한 테크닉을 익혀서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연습용 도구라는 거죠. 하지만 우리의 쇼팽은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연습곡 마저도 '이렇게 멋질 수 있나?' 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마성의 감각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오늘 날 우리는 '연습곡'이라고 적혀있는, 하지만 정서적인 감동은 물론 예술적 감각까지 이미 독보적인 경지에 오른 완벽한 예술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노예진 교수님 아니 아티스트

시작의 포문을 느닷없이 야상곡으로 잘 알려진 '녹턴' 으로 엽니다. 보통 피아노 리사이틀의 하일라이트에서 꺼내는 레퍼토리인데 이 날은 장내 분위기도 어수선한 상태에서 첫 연주곡으로 선택하셨더군요.  그리고 그 매력에 훅 빠져버렸습니다. 관객 중에는 노예진 교수님의 제자로 보이는 어린 대학생들도 많았는데 '나 이런 아티스트야' 하는 포스로 관객들을 확 사로 잡는 느낌?
그리고 앵콜곡으로는 클래식이 아닌 손경민님의 찬송가 '주의 은혜라'라는 곡을 들려주셨습니다. 찾아보니 클라리넷 연주곡으로 아주 유명한데 그랜드 피아노의 선율로 들으니 또 다른 감동이 휘몰아 치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맺히더군요. 

 

오늘의 번짱님은 역시나 음반을 들고서 주인공을 맞이하는 센스를..

 

"주의 은혜라"

https://youtu.be/MLaPDWj6bcY?si=HwGW9ozCfPwQGJWo  

쇼팽의 Op. (Opus, 작품) 10번과 25번

쇼팽의 연습곡은 테크닉적으로 어려운 거로 악명이 높다고 합니다. 연주를 들어보니 왜 그런지 이해가 되더군요. 악장마다 아무런 인과 관계도 없이 엄청난 속도와 기교를 보여주고 감정의 곡선을 어마어마하게 흔들면서 진행됩니다. 한없이 우울했다가 갑자기 너무 밝아지면서 흥겨워 지고 어느 순간엔 장엄한 선율이 흘러나오는.. 저는 마치 큰거 작은 거, 단거와 짠게 마구 섞여 있는 종합 선물 세트를 받는 느낌이었네요. ㅎㅎ

 

클래식 제목 뒤에 그거, Op?
https://naver.me/FXZAAHkz

예술의 전당

개인적으로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은 처음인데 깜짝 놀랐습니다. 연세대 금호아트홀에서 몇번의 피아노 리사이틀을  감상했지만 그 때의  소리 전달력과는 한 차원 다른 느낌이더군요. 아주 작은 공간이긴 하지만 건반의 울림이 사방으로 휘감기며 귀를 행복하게 해줍니다. 눈을 감고 들으면 그 날 앉아있는 좌석의 좌우, 또는 앞 뒤의 위치와 상관없이 아주 입체적이고 균형 잡힌  공간감을 선사해줍니다. 아주 즐거운 경험?

 

혹시나 저녁 공연 중에 출출함을 느끼는 것이 걱정된다면 음악당에서 조금 떨어진 오페라하우스 1층에 위치한 웰빙 샌드위치 전문점 'NINAS'를 추천합니다. 음악당 건물 근처의 대부분 식당이나 카페가 항상 관람객들 대기줄로 가득이더라도 오페라하우스 공연이 없다면 이 카페는 당연히 여유롭겠죠? 게다가 100% 착즙 쥬스라는 '그린마인드'와 함께 리코타샐러드까지 겻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는 웰빙 메뉴.. 

 

웰빙 샌드위치 전문점 'NINAS'

 

전시, 클래식, 공연을 같이하는 소모임 [예논] 

번짱 JK 님이 사준신 예술의 전당 'LINAS' 샌드위치 덕분에 더 행복했던(?) 저녁 연주회였습니다.
다음 번에도 미리 만나서 가벼운 저녁(?)이라도 같이 하자 하시면 바로 달려가고 싶다는.. 
물론 지각은 금물이죠? ㅎㅎ

소모임 [예논] 둘러보기: 

https://somoim.friendscube.com/g/75ec2bf2-e132-11ec-93a8-0ae70fb3e49f1

 

“클래식 제목 뒤에 그거”…‘Op.’가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