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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키스칸의 몽골을 달리다.

잠실보더 2019. 8. 29. 14:21

몽골 여행의 시작과 끝은 징키스칸이다.

떠나기 전에

몽골은 비자가 필요하다. 개인이 직접 신청한다면 좀 비싸더라도 당일급행으로 일인당 4만원씩 투자하면 된다. 주의할 것은 용산에 있는 몽골 대사관 '비자센터'로 가야한다는 것 (한남동에 있는 몽골 대사관 아니므로 주의!)

[몽골리아 세븐데이즈 2019 공지: 비자 발급]

https://blog.naver.com/mongolia7day/221580451700

 

 

첫째날 

대한항공을 이용한다면 현지시간 저녁 10시가 넘어야 도착해서 징키스칸 공항을 나온다.

다음날 울란바타르 시내투어가 계획되어 있지 않다면 좀 늦더라도 바로 승마 트래킹 시작점인 '테를지 국립공원' (친 찬드만 캠프) 으로 향하는 것이 경비면에서 이득이다.

 

둘째날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늦은 아침으로 시작한다. 호텔식 게르 출입문을 여는 순간, 두눈 앞에 펼쳐지는 심하게 푸른(?) 몽골의 하늘과 너무 멀리까지 보이는 시야에 깜짝 놀라주는 것은 첫날의 예의?

 

'테를지 국립공원' 내의 호텔식 게르는 비교적 현대식 시설을 갖춰두고 있다.

테를지 국립공원

한식이 제공되는 호텔 식당에서 간단한 아침식사. 한국에서 요리 경험이 있다는 현지 쉐프(?) 덕분에 제법 근사한 한식을 맛볼 수 있다. (우리가 이 숙소를 고른 이유이기도 하다. ㅎㅎ)

하루종일 돌아다니는 관광을 위해서는 따끈한 커피 또는 차를 여기서 미리 준비해서 휴대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일단 차량으로 이동을 시작하면 숙소에 다시 돌아올 때까지 휴게소는 없다. 날씨가 워낙 건조하기 때문에 틈틈이 알아서 음료수를 보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 차량이동 중에 거북바위, Rainbow Hill 등을 관광한다. (어차피 지나가는 길이라 볼 수 밖에 없다.)

 

거북바위 앞이라 포즈를 취해보지만 5월의 몽골은 아직 바람이 차갑다?
몽골, 말 아니면 낙타의 나라?

 

현지마을에서 맛보는 점심은 현지 전통식인 '호쇼르' 만두와 몽골식 녹차에 소 우유를 탄 '수태차'

약간은 느끼한 맛이 감도는 만두는 우리의 고기만두와도 매우 비슷하다. 

 

가지수는 적지만 의외로 맛난 영양간식이다. 수태차는 마치 미숫가루 같아서 은근히 배가 부르다.

본격적인 승마 트레킹 (25km) 
승마 트래킹 진행순서는 승마실력에 따라 1:1 가이드/강습, 1단 경보, 2단 속보, 3단 구보(달리기) 순서로 나아간다. 한국에서 승마 선수까지 했던 아이들은 쉽게 구보까지 진도가 나가고 엄마와 아빠는 오전 내내 검증(?) 승마.
자세히 살펴보니 같이 동행하는 가이드 유목민들은 한국에선 볼수 없는 딱딱한 나무 안장을 사용하고 자세도 삐딱하게 올라타면서 구보까지 해낸다. 20대 후반인 한 친구는 왕년에 그렇게 달리면서 활도 쐈다고 자랑한다. 그러고 보니 옛날 벽화같은 그림에서 봤던 폼이다.

 

시작은 1:1 집중 강습이다. 다만 말이 안통해서 눈치껏 교관님 가이드를 따라야 한다.
아직 녹음이 짙어지는 초원의 계절은 아니지만 구름 한접 없이 지나치게 맑고 파란 하늘이 눈을 시리게 한다.

 

몽골식 텐트 주택, 게르

둘째날 밤은 원래 톨 강변의 야영지(텐트) 였으나 밤공기가 너무 차서 현지 게르(Ger)로 급 변경.

상수도 시설도 없이 유목민이 살고 있는 곳에 있는 게르 한채를 통째로 빌렸다.  
저녁은 현지인들이 귀빈 대접 할때만 내놓는 다는 몽골식 염소 통구이 '허륵' 과 더운 여름 아침에 주로 먹는다는 '타락' 죽. 비쥬얼이 좀 이상할 수도 있지만 우리네 바베큐 요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냄새는..

 

해 지기 전에 집주인이 잡아준 염소를 동행한 현지 가이드들이 통구이로 만들어 준다.

5월인데도 물이 너무 맑고 시원... 아니 얼음같이 차다. 세수할 때도 데운 물이 필요하다.

게르에는 상수도, 난방 시설 등이 없다. 게다가 들고온 로밍폰도 사망. (안테나 제로) 
광할한 초원 한가운데에서 주변에 불빛이라고 하나 없으니 별자리 관측하기엔 안성맞춤. 땅바닥에서 그렇게 선명한 은하수를 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폰카로는 어차피 안나오니 가슴 속에 찰칵!

 

 

세째날 

이젠 한층 업그레이드 된 승마 트래킹으로 진짜 초원을 달린다. 진짜 가도 가도 끝이 안보인다.

 

이렇게 끝도 없는 지평선을 가로질러 말을 타고 달린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제주에서부터 승마를 해왔던 아들들은 어느덧 말과 하나 되는 느낌이다.
초원 한가운데 만들어진 유목민을 위한 위령탑. 이렇게 말을 타고 둘레를 돌며 그 해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했다고 한다.
말을 타고 물을 건넌다?
우리나라에서 말과 함께 물을 건넌다는 것은 금기시 되어있다. 그럴 코스가 없기도 하지만 경험이 없는 말이 놀라서 낙마할 위험이 매우 높다.


기나긴 1박 2일의 승마 트레킹을 마치고 다시 베이스 캠프인 테를지 국립고원으로 돌아왔다. 
몽골 위스키 'EDEN'을 겻들인 저녁으로 아픈 궁둥이를 달래주고 숙소 내에 있는 노래방에서 아이들과 신나게 한판을 돌린다. 인터넷이 불통인 몽골에서 아이들은 스마트폰 대신 말 고삐를 들고다니며 승마와 지난밤 바라본 별자리 이야기로 가족과의 시간을 채운다. 초원을 여기저기 달리면서 생긴 근육통을 풀어주는 서로의 손길은 덤이다. 

아이들은 인터넷이 안되서 답답함을 토로하지만 바로 포기하는 현명함을 보여줬다. 내심 아빠는 즐겁다. 가족여행의 묘미가 이런게 아니가. 

 

 

 

 

네째날 

'엉커츠 봉'이라 불리는 뒷산을 트래킹 하기로 했지만...

신나는 것을 좋아하는 아들들 덕분에 힘든 트래킹 대신 신나는 ATV 탑승으로 급 변경. 우리나라에선 정해진 트랙만 타볼수 있었던 터라 초원을 마음껏 달리는 종목이라는게 큰 매력이다. 덕분에 아빠도 신나게 먼지 날리면서 사륜차를 몰아본다. 

 

ATV 어디까지 달려봤니?

울란바타르 시내 투어

귀국하는 밤 비행기를 위해 시내로 돌아와선 쇼핑과 마사지를 계획했는데...

여타의 대도시와 같이 울란바타르 시내는 교통체증이 어마어마하다. 불과 몇시간 전까지 광활한 초원에서 사람의 그림자를 찾지 못하며 신나게 달렸는데 이 곳 시내는 서울 한복판이랑 똑같다. 시내투어 안하길 잘했다.

현지식으로만 채웠던 배를 달래기 위해 마지막 만찬은 제대로 된 샤브샤브 전문점에서 거하게 마무리.

소고기, 돼지고기 보다 역시 양고기와 염소고기가 일품이더라는? ㅎㅎ

 

나중에 다시 오면..

'바이칼 호수' 버금가는 '호브스쿨 호수'가 그렇게 멋지단다. 

골프 좋아한다면 Mt.Bogd Golf 가 가장 럭셔리하고 훌륭하다는데 6월말부터 우리가 기대하는 푸른 그린 색깔이 나온다니 참고.

시내 자연사박물관은 아이들에게 좋은 이야기 꺼리를 준다는 귀띰도 있으니 믿거나 말거나..